전시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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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Poster for 스무고개

스무고개
(TWENTY QUESTIONS)

전시서문 Exhibition Foreword

《스무고개》는 전혀 다른 조형 언어로 현실을 탐구하는 박지호와 엄정섭이 서로의 작업에 대해 묻고 답하는 전시다. 한 사람의 작업에서는 픽셀과 인간이 춤을 추고, 다른 한 사람의 작업에서는 별사탕과 구글지도가 뒤엉켜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난 작업의 기록 사진과 몇 장의 드로잉 뿐이었다. 그래서 두 작가는 협업을 통해 과거의 작업을 재제작하고 상대방의 작업을 재해석하는 신작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그 모든 질문과 답변을 대신하게 되었다.

엄정섭은 일상 속에서 특정한 모양으로 남은 사물의 자국을 수집하고, 각각의 스케일을 조정하여 새로운 형태의 관계망을 제시한다. 그에게 사물이란 "의자나 축구공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대중교통 시스템까지" 포괄하는 추상적 범주다. 따라서 그가 작업에서 다루는 제철 과일, 버려진 가구, 인구 통계 그래프, 누군가의 뒷모습 등은, 각각이 위치한 도시 환경, 인류의 생애 주기, 사적인 기억, 사회적 관계 등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은 눈에 보이는 단면이 아니라 그것의 실체를 둘러싼 입체적 조건들을 열린 형태로서 조형하려는 조각가적 시선에 기인한다. 그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기호화된 시선을 유머러스하게 굴절시키고, 우리가 현실과 관계 맺고 있는 방식 자체를 빙 둘러보게 만든다. 엄정은 개인전 Rat Hole (2021, 칼슘, 서울), 2인전 Black Hole Family (2024, Automata, 로스앤젤레스), 단체전 《Tips on Surviving The Subterranean River Caverns of Los Angeles»(2023, Goes to Ocean, 로스엔젤레스) 등에 참여했다.

박지호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직접 코딩하거나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재가공하면서 이미지의 생성 조건과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미술의 생산과 유통에 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는데, 그가 미술가이자 노동자로서 지속적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제도적 현실과 관련이 있다. 하나의 전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홀로 감당하기 힘든 운송 노동과 보관 비용이 발생하지만,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것은 그것을 기록한 디지털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JPEG와 같은 이미지 압축 기술에 내재된 최적화 기제란, 경제적 효율성에 의거해 눈에 보이지 않는 리얼리티를 소거하는 문제적 알고리즘이다. 이처럼 박지호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디지털 이미지 처리 기술의 경제적 메커니즘과 연관 지음으로써 작업을 통해 사회적 시스템과 개인의 관계를 성찰한다. 박지호는 개인전 Park Here*(2024, Goingforward, 프로비던스)과 단체전 «Nature exposed»(Loosen art, =0, 2024) «They Keep Changing the Key» (Sol Koffler Gallery, 프로비던스, 2024) 등에 참여했고, 현대미술가 이주요의 '러브 유어 디포'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팀디포'의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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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We All Dance on the Eve>, 2020, 1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3분 7초

전시가 끝나고 작품이 떠나기 전날 밤, 홍승혜의 작품 <우리 모두>는 다른 작품들과 함께 운송을 기다린다. 박지호는 불이 꺼진 미술관 로비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새벽이 될 때까지 다 함께 춤을 추며 모두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홍승혜의 <우리 모두>는 디지털 픽셀의 조합으로 구성된 픽토그램 어린이들을 현실 공간으로 불러오는 작업이다. 2016년에 북서울 어린이미술관에서 전시된 이후,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 한시적으로 구축된 이주요의 대안적 미술품 창고 시스템 '러브 유어 디포'에 잠시 보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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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2100년의 한국 인구 기상도 #1-4>, 2025, 한국 인구피라미드 데이터셋, 미래 예측 알고리즘, 잉크젯 프린트, 각각 14.8x10.5cm

1960년부터 2025년까지의 한국 인구 피라미드에 누적된 시각적 패턴의 흐름을 기반으로, 먼 미래의 인구 구성을 예측해 보는 작업이다. 각각의 예측 알고리즘은 ARIMA, LSTM, GEN, CNN 모델에 기반한다. 작가는 훨씬 더 먼 미래를 예측하려 했으나, 2100년 이후로는 제대로 연산이 되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은 미래를 점쳐 왔고, 오늘날에는 통계학과 인공신경망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 작업은 그처럼 '미래를 되돌아보는 방식들'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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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엄정섭, <커뮤니케이션 타워>, 2025, 컴퓨터, 아두이노, 마이크로스텝 드라이버, 모터, DC 파워 서플라이, 벨트, 타이밍 풀리, 볼 베어링, 스테인레스 봉, 조광기, 합판, 수성 페인트, 전선, 171x22x36

이 작업은 실시간 환율 데이터를 수신, 변환, 전송하는 기지국이다. 엄정섭의 <깜빡이는 바깥>, 박지호의 <루>와 연결되어 있다. 박지호는 디지털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고, 엄정은 물리적인 구조를 설계하여 두 사람이 함께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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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섭, <발과 별>, 2025, 별사탕, 와이어, 매트, 스네이크큐브, 사진인화지, 슬리퍼, 각질제거석, 55x120x38cm

"이 작업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인공위성 이미지를 단순히 이어 붙여보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위성사진은 정밀한 과학적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사진을 겹쳤을 때 무관한 이미지가 온전히 이어지는 그럴싸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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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하나부터 열까지>, 2025, 아이의 낙서 데이터셋, VAE와 Latent Diffusion 기반 기계 학습 알고리즘, 파이프, 바퀴, 조명 레일, LED 조명, 점토, 합판, 웹캠 컨트롤 박스, 컴퓨터, 아두이노, 마이크로스텝, 드라이버, 모터, DC 파워 서플라이, 벨트, 타이밍 풀리, CR 튜브, 전선, 가변크기

"드로잉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드로잉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습 과정은 한 아이가 냉장고 위에 남긴 낙서에서 출발하는데, 낙서는 사진으로 입력되고, 압축과 숫자화 과정을 거쳐 기계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로 변환된다. 이렇게 변환된 이미지는 펜 플로터를 통해 물리적 표면 위에 그려지고, 재차 촬영되어 다음 학습의 재료가 된다. 작가는 이러한 순환 과정 속에 개입하여 형태를 다듬거나 알고리즘을 조율하면서, 어떻게 '드로잉'을 학습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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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섭, <백 년>, 2024(2025), 골판지, 유성페인트, 알루미늄 판, 와이어, 295x173x204cm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1961년부터 2060년까지의 남한 여성 인구 피라미드를 궁굴려 만든 조각이다. "인구 그래프를 바라보다 문득, 그것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회전시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고 도는 그 그래프에 점점 구심력이 생기고, 어떤 물리적 무게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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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섭, <캘리포니아 자국> 연작, 2021, 종이에 펜, 각각 26x37cm

<캘리포니아 자국> 연작은 그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하는 과정 속에서 진행되었다. 매일 밤 낯선 땅이 그의 머리에 남긴 흔적을 수집하는 작업이다. "이곳의 미용실은 한국보다 가격이 비싸고 적당한 미용실을 찾기가 쉽지 않아 머리를 계속 기르기로 했다. (..) 머리카락에 대한 관심이 계기가 되어 매일 아침 머리를 캡쳐해서 그리게 되었다."

위 내용은 전시 소개 자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 introduction.

참여작가

전시공간

  • 피코PCO

    • 설립

      2025

    • 구분

      갤러리

    •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애로 15-6
      15-6, Seoae-ro, Jung-gu, Seoul

    • 연락처

      phone :
      fax :
      website :
      email : pco.seoul@gmail.com

    • 운영정보

      ※ 관람시간 화,수,목,금,토요일 12:00 - 19:00 ※ 휴관일 월요일 ※ 관람료 - ※ 주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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